다음 순간 시야가 돌아왔을 땐 이곳은 분명히 자신들이 있던 UGN 지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어딘가의 지부 건물 안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의 기척은 없고,
오히려 사람이 아닌 것의 기척이 느껴지나 익히 알고 있는 오버드나 레니게이드 빙,
하다 못해 워딩의 기척과도 완전히 다른 이질적인 그것에 동요하게 됩니다.
나가려고 했던 방향에 원래 있었을 문도, 계단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 (혹시 무언가가 습격할까 싶어 주춤주춤 옆에 붙습니다.) 유우고, 여기서 공격당한 사례는 있었나요?
키리타니 유우고:걱정마세요. 제가 아까 말했지 않습니까. 이 곳에서도 탈출해 돌아온 선례가 있...(붙어오는 모습을 보고 입술을 한번 물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저흰 안전히 돌아갈 겁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본인만 다 견디려 하지 마세요. 그 때처럼요. (익숙한 말에 한 번 째려봅니다.)
키리타니 유우고:이 이계엔 출구가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상부측에서 준 정보가 있습니다. 출현하는 조건은 알 수 없지만.
(그 때라는 말에 눈을 여러번 깜박이다가 조심스럽게 걱정하는 말을 건넨다.) 아직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습니까?
하루하라 후미유키:아무 말도 안해주고 얼렁뚱땅 넘겼는데 안 담아둘 수 있나요.
(괜히 삐진 척 고개를 돌리지만 또 눈치채지 못할까봐 다시 한숨 쉬고 나긋나긋 말합니다.) 또 사과하려고 했죠. ...농담이에요.
이 상황에선 잊으려고 해도 떠오르는거죠. 그것도 다른 세계의... 이계의 당신 같은거잖아요.
의지하고 기대세요. 여기에 잠식당해서 그렇게 되기 싫으면. (꽤 단호하게 말합니다.)
키리타니 유우고:(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려다가 입을 꾹 다뭅니다. 어쩜 저렇게 눈치는 빠른건지. 습관처럼 입꼬리를 올려 어색하게 웃는 것 외에는 별 수 없어 그렇게 하고) 확실히 그 때의 경험이 도움이 된다면, 그럴지 모르겠군요. 의지하고 기대겠습니다. (금방 다시 토라진 표정을 할까봐 냉큼 대답했다.)
그렇지만 후미유키씨도 무리해서 저를 지탱해 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말한 후에야 내치는 것처럼 들렸을까 걱정하지만 이미 흘린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으니. 얌전히 너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분명 저건 다른 사람이 힘들까 배려 차원에서 나온 말이겠죠. 어련하실까... 한숨을 폭 쉬고는 내민 손을 봅니다.) 이건?
키리타니 유우고:(먼저 내밀고 나서야 어떻게 설명할 지 잠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네가 이상하게 받아들이면 안될텐데.) 유키. 주변이 어떻게 보이나요?
하루하라 후미유키:주변? (그 말에 한번 전체적으로 둘러보겠네요. 평범한 지부의 모습이 아닌가요?)
후미유키에게는 아까 있었던 지부의 모습과 같습니다.
다만 색이 흐드러진다거나, 기묘하다는 감각만이 어렴풋이 남아있습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별 게 없다면... 솔직하게 키리타니에게 말합니다. 이걸 물어보는 저의를 파악하면서..) 평범한... 우리 지부에요. UGN의 본부요.
아까까지 저희가 일하던.
키리타니 유우고:...제 손을 잡아주시겠나요? (네 말에 저는 잠시 눈썹을 휘어 찡그리며 얼굴에 그늘을 만들었다. 분명히 제가 보이는 건 너와는 다른 '무언가'였으니까. 그리고 제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분명히... 재촉하듯 말한다.)
하루하라 후미유키:유우고가 무서울 것도 있고 별일이네요. (더 비아냥거리다가 간신히 참고서는 조금 머뭇거리다 손을 잡습니다.)
왜요? 미아라도 될까봐?
두 사람이 서로에게 접촉하면 후미유키에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서있는 키리타니를 중심으로 점점 주위가 변화해 내갑니다.
서 있는 키리타니를 중심으로 점점 주위가 변화해 나갑니다.
문에 나 있는 창문의 개수가 확연하게 늘어나 있지만, 대부분 깨지거나 거미줄이 쳐져 있습니다.
검은 창문 너머나 문, 그늘 틈새에서부터 수많은 시선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건물 자체는 어딘가 공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무너져 있기도 하며,
부러지거나 곧 무너질 듯 하네요.
하루하라 후미유키:(보인 풍경에 화들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 슬쩍 손을 놓아봅니다.)
그럼 원래 후미유키가 보던 지부의 모습이 보입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다시 잡으면?)
다시금 폐허가 된 건물의 모습이 보입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다시 놓았다가 잡고선 달라진 점을 체크해둡니다.)
제게 보이는 것과 손을 잡으면 보이는 게 달라요.
키리타니 유우고:잡고계실겁니까, 놓으실겁니까? (떨어졌다가 다시 잡았다가 떨어졌다가 잡히는 손을 보고)
하루하라 후미유키:아, 죄송합니다;
(큼큼.. 헛기침 하며 잡고있을거라고 짧으면서도 단호! 하게 말해두고 손에 힘을 줘요.) 유우고씨에겐 제가 보이던 풍경이 보이나요?
키리타니 유우고:아뇨. 탈출자가 말해준 정보에 따르면 이계는 어느 한쪽에게만 보인다는 듯 했습니다. (힘을 주면 저도 곧바로 힘을 주어 잡습니다.) 그게 이번엔 저인듯 하네요. 탈출로도 아마 저에게만 보이겠죠.
(사람의 온기가 안심되었던 적은 오랜만이구나. 묘한 안정감을 느끼며 숨을 느긋히 내뱉었다.) 후미유키씨에겐... 보이지 않아 다행입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부당하네요. 둘 다에게 보이면 오히려 빨리 탈출로를 찾을 수 있을텐데... (힘주어 잡히는 손에 몸을 한번 움찔거립니다. 윽...)
접촉 외에는 시야를 공유하는 방법은 없나요? 아니, 아니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나에겐 보이지 않아 다행이라는 말에 다시 한숨을 쉽니다. 의지해도 된다고 말한 게 어떻게 3분을 못가는지.)
키리타니 유우고:(너무 세게 잡았나? 움찔거리는 모습에 슬금 힘을 풀고 안색을 살폈다. 네가 괜찮아 보이면 다시 힘을 주고 건물 안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애석하게도 접촉 외에는... (말하지 말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놀리려는 듯이)
그래도 손이 제일 무난하지 않습니까. (다른 접촉 방안 여러개를 떠올린 후에서야 작은 목소리로 이어 말할 수 있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하는거에요? 당신...(눈을 가늘게 뜨고 옆을 흘금 봅니다.)
(그마저도 금방 이 곳을 탈출해야한다는 것과 갇히면 밖에서 일어날 소동에 대한 생각에 밀려나지만요.) 얼른 탈출하죠. 나는 모르겠지만 유우고 당신이 문제에요 당신이.
걸음을 옮기면 더 황폐화 된 건물의 내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도 드문드문 걸려 있는 액자나 널부러져 있는 물건의 파편 등으로 인해 이곳이 UGN 지부임은 알 수 있네요.
마치... UGN이 패배하기라도 한 것 같은 모양새입니다.
키리타니 유우고:(걸어가다가 우뚝 발걸음을 멈춘다. 주변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는 분명히 '우리의 패배'를 암시하는 것이 분명했어서... 이계임을 알지만, 제가 제일 두려워하는 것에서부터 오는 공포는 저를 망설이게 했다.)
(부러 옆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지만 네 눈에는 제게 망설임이 남아 있는 걸 읽을 수 있을지도.)
하루하라 후미유키:(드문 키리타니의 두려워하는 모습에 오히려 이쪽이 더 당황해버립니다. 그 날 다른 자신을 마주했을 때도 두려워하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유우고, 두려워요?
키리타니 유우고:...아닙니다 유키. (담담하지만 그 기저에는 두려움이 깔려 있어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그게, 이 곳을 보니 괜히 불길한 것을 떠올려 버렸네요. ...그 날의 제가 보여주었던 것 말입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그 날의 당신이라니... (그렇지만 저도 짚이는 게 없는 건 아니죠. 자신도 그 자리에 있었고 분명히 봤으니까요.)
이동할 수 있을 만한 계단을 올라간 앞에 펼쳐진 것은 아까와는 또 다른 내부의 풍경입니다.
아까는 명백히 UGN의 본부였다면, 지금은 폐창고스러운 을씨년스러운 풍경입니다.
곳곳에 연구설비나 차트가 쏟아져 있는 걸로 보아서는 연구소일까요?
키리타니 유우고:(도착하자마자 쏟아진 풍경에 명백히 얼굴에 떠오른건 괴로움. 평소보다 더 침착함을 잃은 채로 갈무리 하지 못한 자신의 표정을 가리기 위해 손을 올려 자신의 이마를 짚었다.) 잠깐, 잠깐 쉴 수 있을까요. 후미유키씨.
하루하라 후미유키:(연구소? 혹은 폐창고 같은 곳을 눈으로만 대충 훑다 들어온 키리타니의 표정에 급하게 그 앞에 섭니다.) 왜그래요?
또 그 기억이 되살아난거면, 두려운거라면.
키리타니 유우고:아니, 아닙니다. 별 건 아니니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말과는 다르게 커진 동공에서는 어떤 것에 대한 후회나 공포나 묻어나온다. 지탱할 것을 찾다가 손이 잡혀 있다는 것을 알아채자 급히 네 손을 놓는다. 네가 이것을 보지 않았으면 해서일까?)
하루하라 후미유키:언제든지... (의지해도 괜찮은데. 말하려다가 떨어지는 손에 멍하니 입을 벌리고 바라봅니다.)
또 이러는군요 당신은. (사뭇 슬픈 표정으로 괜히 고개를 돌립니다.)
키리타니 유우고:또...? (네게 재차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또 내게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말이에요.
이번이 두번째잖아요. 정말 질 것처럼, 좌절할 것처럼요.
물론 유우도 인간이니, 언제까지나 단단할거라고 생각한 제가 어리석었던거지만...
그럼 혼자 짊어지려 굴진 않아도 괜찮잖아요. 난 에이전트나 칠드런에게도 내 짐을 나눠요.
키리타니 유우고:......유키.
하루하라 후미유키:(무슨 말을 더 하겠어. 벙찐 얼굴을 보고 에휴, 이번엔 막연히 두 손을 그 쪽으로 내밉니다.)
보게 해 주세요. 당신의 허점을.
내가 이걸로 유우 뒷통수를 쳤으면 벌써 쳤겠죠. 안그래요? (장난스럽게 말하고 맙니다.)
키리타니 유우고:(제 길어지는 고민에 폐건물의 먼지가 어깨에 내려앉는 것이 느껴졌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폐 속으로 꿉꿉함이 들이찼다.) 또 걱정하게 했네요 죄송합니다. (말하고 나서야 자기 입을 잠시 손으로 막고) ...이 말 듣는 걸 싫어하셨죠.
(네 성격을 잘 아니까. 더 네가 싫은 소리를 내놓을까 손을 그 위에 올린다. 성급한 제 마음과는 다르게 네가 또 놀랄까 싶어 천천히면서도 은근하게.)
하루하라 후미유키:....길어요! (느릿느릿한 행동에 맥없이 짜증내며 휙, 올라온 손을 꽉 잡고 내립니다.)
무슨 고민이 그렇게 많아요? 당신 옆에 있으면 내가 생각없는 사람 취급 받겠어. 참나.
고맙다고만 많이 해주세요. 전 그런 걸 듣고 힘이 나니까. (괜찮다며 그래도 한번 눈을 휘어 웃어줍니다.)
손을 잡으면 다시금 연구소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못이 박힌 나무판자로 가로막혀 열 수 없는 문들이 몇 개인가 존재하고
그 외의 문으로 드나드는 직원과도 같은 존재가 있지만,
그들의 얼굴은 검게 덧칠되어 있어 표정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주변을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의아한 듯 음... 길게 탄식 소리를 냅니다.)
키리타니 유우고:다음엔 빨리 잡겠습니다. (길다는 짜증에 눈을 크게 떴다가 원래의 단정한 얼굴로 돌려놨다. 제 생각에도 빠르게 얼머부린 대답이 창피해 시선을 잠깐 피한다.) 대충은 이계가 뭘 투영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그러나 가슴 속에선 눈치빠른 네가 알아차리지 않기를 바라고 바라며.)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제 아픈 부분이라고 생각해주세요. 후미유키씨. (말의 끝에 '고맙습니다'를 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역시 당신은 제 엘리트네요.
하루하라 후미유키:(창피한 말들에 귀까지 달아오른 얼굴을 숨기고 으으.. 앓는 소리를 냅니다. 능청스럽기 힘들다니까 정말.)
그런말도 엘리트로서 기쁘긴하지만요? (그래도 붉어진 얼굴로 여전히 웃으며 능글맞게 말합니다.)
...닥달은 하지 않겠어요. 당신을 믿으니까.
(이대로 이동할 수는 없으니, 한손은 놓고선 다시 옆에 서 이동해볼까요.)
키리타니 유우고:(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뱉으려던 말을 창피해하는 것 같은 얼굴에 급하게 속으로 갈무리하고 천천히 걸음을 맞추어 걷는다. 얼마나 네가 감사하다는 말을 더 해야할 지.)
넘어지면서 동시에 후미유키의 발을 잡은 실험체가 포악스럽게 후미유키를 자신 쪽으로 끌어 당깁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아! (끌어당기면 힘없이 넘어짐과 동시에 키리타니의 손을 놓습니다.)
(그러나 놓은건 키리타니가 분명 어떻게 해 주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빛나고 결연한 눈으로 키리타니를 바라봅니다.)
키리타니 유우고:후미유키씨..! (놓아진 손에 금방 아연해하지만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끄덕이고 간신히 힘으로 실험체를 떼어놓는다.)
후미유키, 프래그먼트 하나를 망각하고 변이표를 굴립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6
키리타니가 실험체를 떼어놓으면 발을 붙잡은 손은 힘없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붙잡힌 발목에 꽉 조여 잘린듯한 상처가 남습니다.
마치 토끼가 토끼 덫에 걸린 것처럼요.
하루하라 후미유키:(망각하는 프래그먼트는 '그 날'의 기억 으로 하겠습니다.)
(실험체가 떨어지면 다시 키리타니의 손을, 팔을 잡고 달립니다.) 전, 전 괜찮아요! 달려요!
키리타니 유우고:(몸을 일으키고 나면 바로 보이는 발목의 상처에 또 곁의 무언가를 상처입혔다 느껴 입술을 깨물었다. 네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다시 네 손을 잡는다. 죄송하다는 말은 네가 원하지 않으니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체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탈출할거니까요.
하루하라 후미유키:당연하죠. 아니. 그렇게 될거에요. 반드시! (상처따위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런 덫은 자신을 넘어트릴 수 없습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이게 키리타니에게 있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 지, 무엇을 뜻하는지는 후미유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야... 자신이 ugn으로 이적할 때가 바로 이 즈음이었으니까.)
(이 사람이 여기서 좌절했다면, 거기서 그쳤다면 이 세계는, 이 이야기는 분명 시작하지 않았을겁니다.)
(억지로라도, 어깨를 잡아서 자신을 보게 합니다. 자신의 이 두 눈을. 자신의 모습을!)
이계가 당신을 혼동시키고 있는 건 알겠어요.
내가 말했잖아요. 눈을 감아도 괜찮다고.
하루하라 후미유키:그게 싫으면, 저를 보세요.
당신덕에 UGN에서 아득바득 살고 있는 저를 말이에요.
...당신이 살려낸... 저같은 사람이 많다는 것도.
키리타니 유우고:(몸이 억지로 돌려지면 눈에 들어오는 건 저것만큼이나 더 기억 속에 또렷히 남아있는 네 모습. 들리는 말은 어떻게 해서든 필사적으로 저를 끌어올리는 것들이었고. 네 말에 그 이후로 있었던 모든 일들이 스쳐 지나가 돌아가려는 고개에 손을 올려 네 얼굴을 쥐었다.)
제가 후미유키씨를 UGN으로 오게 했습니다. 맞나요?
하루하라 후미유키:(얼굴에 올라오는 손에 반사적으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맞아요.
키리타니 유우고:그 이후로 쿠데타 사건을 막아냈고요. (자신이 '해낸 것' 의 일부를 보고 확인하지 않으면 옆의 과오와 실수를 쳐다보고 사과할 것만 같아서, 바짝 당기며 다시 물었다.)
타임 어게인을 막았고, 쿠사카베 진 또한 막았습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다른 것도 많아요. 당신이 구한 사람은 셀 수도 없어요.
잘못은 잘못이지만, 그 이후에 있었던 유우고씨의 일까지 없던 것이 되진 않아요.
키리타니 유우고:...(눈을 바라보다 한숨과 함께 얼굴을 놓습니다. 이계에 홀려도 단단히 홀린 듯 합니다.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리고서는 마른 세수를 합니다.)
다시 앞을 보면 그 소년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유우고씨가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은 처음이네요. (아하하, 분위기를 무마하기 위해 가볍게 웃는 소리를 냅니다.)
키리타니 유우고:두번째에 이어 세번째 약한 모습까지 보여드리게 되었네요. (손을 떨어트리고 희미하게 웃는다.)
하루하라 후미유키:오히려 인간다워서 좋다고 생각해요. (음... 고민하다가 다시 손을 내밉니다.)
저도 약한 모습은 있어요? 사람들 앞에 안 꺼낼 뿐이지만.
키리타니 유우고:하하. 후미유키씨는 강한 사람이니 아닐거라 생각했는데요. (있었던 일을 되짚었다가 확실히... 그런 모습을 보진 못한것 같아 속삭이듯이 말하고 네 손을 잡았다.)
조금... 억울하다고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별 건 없어요. 집에 들어가자마자 긴 소파에 쓰러져서 투정을 부릴 뿐인걸.
(출구를 계속 찾아볼까요.)
키리타니 유우고:그걸 서스럼없이 말한다는 점에서 후미유키씨는 강하다는거겠죠.(소파에 엎어지듯 쓰러져서 싫다고 투정 부릴 너를 한 번 생각하고는 짧게 웃음소리를 흘렸다.)
꽤 귀여우시네요. 상상도 못한 것이긴 합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아하, 그런가? 취향이라서 아까 그렇게 빤히 봤어요? (평소의 능글맞은 모습으로 돌아가서 웃음을 흘리고 맙니다.)
키리타니 유우고:솔직하게 말씀드릴까요? (곁눈질로 흘끔 봅니다.)
하루하라 후미유키:............. 말을 말죠.
(조금 씩씩거리며 나아갔을지도요.)
과거에 자신이 떨어트린 것들에 사로잡힐 것만 같은 키리타니를 데리고 겨우겨우 계단을 찾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