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 본 게시글에는 '영원의 꿈, 해바라기' COC 시나리오의 내용이 전부 담겨있습니다.
플레이 하시지 않은 분이나, 시나리오를 플레이 할 예정이신 분들은 열람을 자제해주세요!
* 위 세션카드는 시나리오 작가인 고그 님이 제작하신 세션카드입니다. 문제시 삭제합니다.
*
...
[영원의 꿈, 해바라기]
*
깜박, 깜박.
진은 눈을 뜹니다.
푹신한 이불, 따듯하게 닿아오는 햇살. 은은하게 풍기는 과일의 향.
여긴 어디… 아, 맞아. 진과 료의 집입니다.
선배와 함께 살게 된지도 3년째 던가요. 갑자기 같이 살자고 말해왔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때론 저돌적이게 다가오는 선배의 행동은 진을 자주 놀라게 했습니다.
부드러운 이불 속에서, 잠시 지난 3년간의 기억을 되짚어볼까요.
아직 선배가 깨우러 오지도 않았는걸요. 나른한 아침, 조금 게으름피우는 것 정도는 봐줄 겁니다.
<아이디어>판정이 가능합니다.
방금 일어났나...?(옆에 온기가 남아있나? 살짝 손을 뻗어본다)
슬쩍 옆부분을 매만져보면..
구김하나 없네요. 정리하고 나간지 꽤 된것 같습니다.
| Value: | 55/27/11 |
| Rolled: | 25 |
| Result: | Hard |
(이전에 있었던 것들을 잠깐 김밥인채로 생각해본다.)
기억을 되짚어보다가 문득, 행복했다는 것 외에는 뚜렷하게 기억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떠올립니다.
특히 더 행복하고, 특별했던 날 며칠을 제외하고는요.
이상하게 그날들은 마치 어제의 일인 듯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대조적으로 어제의 기억은 흐리네요. 왤까요, 많이 자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늦게 잤던가… 피곤하지는 않은데 말이지요.
그렇지만 조금만 더 뒹굴거릴까요?
이거 하고싶었는데~
(온 김에 선배가 베는 베개를 가져와 꼭 끌어안다가....발베개로 써본다..)
;
발올리기엔
좋은거같아..(팡팡..)
료가 들어오면 우짤라구
(흘끔 잠시 바깥에서 선배가 들어오지 않을까 소리를 들어본다..)
| Value: | 30/15/6 |
| Rolled: | 49 |
| Result: | Fail |
ㅋㅋ
잘 안들립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귀기울인게 무색하게
문이 벌컥 열립니다.
료의 얼굴이네요.
<심리학>판정이 가능합니다.
아니 이게 ...이리로 굴러 떨어졌지 뭐에요 선배..
(슬쩍 눈치본다..)
| Value: | 30/15/6 |
| Rolled: | 90 |
| Result: | Fail |
료의 마음같은거..
진이 알수 있을리가..
아니 이게..
이리로..
굴러들어왔어요..
(뒤로 쓰러진다.)
선배가 날 죽인거에요.
하얀 접시 위로 토스트가 하나 올려져 있습니다.
베개 조금 밟았다고 너무한거 아냐?
(코를 문지르면서 다시 일어난다 조금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본다..)
(더 시무룩,....)
미안하다고 안하면 밥 안먹을거에요 ....
통하는지 안통하는지 알 수없습니다.
그야..
진이는...
료의 마음같은건 모르기때문이죠
(ㅋㅋ)
벌써 열두시야. 뭐 이렇게 오래 자? 아침 해둔거 다 식었잖아.
(그릇에 있는 토스트를 보고는 그래도 조금 네가 만든거라 기분이 풀린건지 토스트를 크게 베어문다.)
열후히인ㄷㅇ아저어헤느헤핬어요?(우물)
맛있는 프렌치 토스트입니다.
잘 기억이 안나서....
술마셨나?
영......(머리를 잠시 긁적이다 다시 토스트를 베어문다)
숙휳는헝ㅂ어요
(우물)
(꿀꺽 삼키고 다시 토스트를 먹는다. 냠..)
헌햄는오흘몇히헤힐어낫어호?
(남은걸 한입에 넣고는 우물우물....씹다 다 삼키고 나서야 간신히 말한다.)대학때문에?
휴학했었나...? (하루하루 놀고 먹고 자는것 밖에 없어 잘 기억이 안난다.. 흐릿하다..)
했었어, 관심이 없냐? (삐-딱)
그냥 별로..뭔가 기억이..잘 안나서요 어제 뭘했는지도 그렇고(얌전히 그릇을 네게 내민다.)
..........(시무룩..)
(일어나서 이불이나 개자..)
밖을 나가기 전에 료가 진을 한번 끌어안아주고 나갑니다.
이불을 챱챱 개어내고 시계를 바라보니
12시를 조금 넘긴 시간입니다.
역시 어제 늦게 자버린게 분명하네요.
오늘의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나 생각하고 있을까요?
선배 오늘도 게임할래요? (잠시 tv 앞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을 주섬주섬 들고 외쳐본다)
일단 방 밖으로 나가봤습니다.
* 핸드아웃 참고
금방 끝내고 돌아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많이 자라서 부들부들하다..!)
으음, 너무 게임만 하는거 같지만..(뒤로 돌아가 안은 채로 거실로 이동한다.. tv는 거실에 있던가)
오늘은 대신 저녁 10시에는 끝내고 자요, 피곤할테니까..
료는 아싸니까요..
거실에 티비가 있었습니다.
(티비에 플레이 스테이션을 꼽고... 몬헌을 키자..)
저는...음.. 졸업하고 아는 얘들하고 연락 대부분 안해서요.
그래도 가끔 선배 공연하러는 나가지 않던가..?(곰곰...역시 잘 기억이 안나나..?)
종종 공연을 갔다는건 기억합니다.
다만 자세하게 어떤 공연이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네요.
무슨 노래를 했는지 주변인들 반응은 어땠는지...
그럴리가요. 그럼 저 힐해줄 사람 없잖아요.(가벼운 어조로 컨트롤러를 네 쪽으로 하나 넘긴다)
료는 힐러였나?
진을 죽여서 딜러 일지도 모릅니다
오잉..~
(료는 그런 사람인가?)
미나모토 <관찰> 판정 해봅시다.
글쎄요 애초에
힐러를 안하지 않을까요?(ㅋㅋ
| Value: | 50/25/10 |
| Rolled: | 66 |
| Result: | Fail |
무슨 일인진 모르겠으나..
게임을 켜자 세이브 파일이 죄다 날아간 채 입니다.
처음 커스터마이징부터 시작하라는 창이 보입니다.
(잠깐 바라봄)
(다시 안봄)
...........
선배가.......(료 바라봄)
내가 어제 술먹고 지웠나?
은연중 망캐라고 생각했나요?
아님 마조히스트적인 감각이 되살아나서 다시하고 싶어졌나요?
128시간이나했는데...(기운이 쭉 빠져선 컨트롤러를 바닥에 놓곤 추욱 쳐진다..)
선배 다음으로..좋아하던게 내 모모카였는데..
(다시 허무하게 커스터마이징 창을 바라본다)
.....술마실까.....
나 참, 허상의 인물한테 질투할 사람 아니거든?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본다..)
오늘은....오늘은 그럴 기분이 안들어요...
(다시 주방으로 가 냉장고를 열어본다..)
냉장고를 열어보자..
진이가 좋아하는 땅콩들이 들어있습니다.
일일 견과류 식으로 포장되어 있네요.
술마실거야.(담담..)
모모카...추모식이에요.
구석에..
맥주가 보입니다.
료는 아무렇지 않게..
새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죽는거야 뭐.. 여러번 죽어봤는데 소멸됐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뭐 쌓아온 시간이야 아깝긴 하지만..
다 깨놨는데.. 다시 하라니
게임 bgm이 흘러나옵니다.
진 <아이디어>판정이 가능합니다.
| Value: | 55/27/11 |
| Rolled: | 83 |
| Result: | Fail |
모모카가 죽은 슬픔에 아무것도 생각이 안납니다..
슬픔을 모르는 것 같은 선배의 생각같은것도 중얼중얼
내 알빠 아니죠 중얼중얼
하루종일...이거밖에 할 게 없으니까..
목숨을 건 과제같은 거였단 말야..(가만히 새로 시작하는 네 캐릭터를 바라본다..)
(조금 조작하다 말고 역시 기분이 안내키는지 컨트롤러를 내려놓는다..)
으으응..으윽...윽.....(바닥에 추욱... 엎드린다..)
(쇼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컨트롤러 만지작 거린다) 그럼 보드게임이나 할래?
....음.. 영화볼래요..? 영화관에 볼거 있으려나...
한번 살펴볼까요?
폰으로 아예 예매까지 하고가자.
코에 바람도 넣고... 아님 힘들어요?(잠깐 네 머리를 쓰다듬어본다)
그러던 료가 리모콘을 조금 만지작 거리더니 티비 박스의 현재 상영중인 영화 목록을 띄웠습니다.
그럼 저녁은 그냥 시켜먹는걸로 하자. 이건 괜찮죠?
영화 제목이 좌르륵 나열되어 있습니다.
[도련님]
[그대의 31가지 맛]
[굶주린 자]
[하나의 꿈]
...
등등등...
음..........
선배가 안본거 뭐에요?
대강 다 안본 것 같은데...
하나의 꿈 저거볼까요? 장르가 뭐더라(장르를 찾아본다..)
장르를 살펴보니..
스릴러, 청소년 관람불가, 공포....
태그가 달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귀여운 제목을 하고서..
가라아게 ...같은걸 말하는 것 같습니다.
냉장고를 열어볼까요?
잘 싸여있는 가라아게가 보입니다. 살짝 데워서 가져다줍시다!
(혹시 어제 내가 술을 먹은건가 잠시 쓰레기통을 살펴본다..)
쓰레기통을 말끔합니다.
비워둔걸까요? 생활 쓰레기통도 없네요.
ㅅㅂ
글쎄요?
그거 재활용 안했는데 왜그랬어요
다시 왔다갔다 하기 귀찮잖아.
(저는 견과류 몇개를 손에 쥐고선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린다.)
진이가 쇼파에 앉자마자 딱, 영화가 재생됩니다.
시작하자 마자 보이는건 칼에 묻은 피가 뚝뚝 ...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네요
선배 움직이지 마요..
(견과류를 입에 넣고는 우물거리고는 계속 네 뒤로 고개를 뺀 채 한쪽 눈으로만 바라본다..)
꺄아악-
어떤 이의 비명과 함께 암전.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다시 보입니다.
" 그러고보니 그 옆집네 딸 있잖아... "
" 갑자기 사라졌다며? "
...
영화속 인물의 대화소리가 들려옵니다.
(조금 괜히 골랐나 약간 후회한다..)
(불안감에 그냥 견과류만 주워먹는다...)
주섬주섬...
료가 걱정하는듯 바라보더니 픽.. 티비를 끕니다.
선배 잘 보고있던거 아니었어요..?(네 쪽을 바라본다.)
(잘 보고 있었냐는말에 한참 대답이 없다가) 아니 별로 재미없네
(예능 프로를 보고는 괜히 데운 가라아게를 가만히 바라보곤 한개를 냠 훔쳐먹는다..)
(tv에서 흘러나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멍하니 tv만 바라본다)
이거 재방..인가? 음..
겁먹은거요? ...음. 옛날에도 그랬으니까요, 별 유쾌하진...
그래도 선배 덕에 나아진거니까 전.(제 머리카락을 꼬아본다. 아직은 짧아서 금방 끊기지만.)
재방인가.... 이미 봤으면 다른거 봐요. 저는 게임만 하니까 처음보는거긴 한데..
심리학 롤 굴려볼까요?
| Value: | 30/15/6 |
| Rolled: | 13 |
| Result: | Hard |
선배는 가끔씩 말을 안할때가 있으니까 정말?
말끄럼 바라보면..
진을 조금 걱정하고는 있는 것 같으나
정말로 괜찮아 보입니다.
그냥 조금 차분해보이네요.
동시에 료 <관찰>판정이 가능합니다.
(아픈지 쪼금 찌푸렸다가 손을 치워내고 맞잡는다) 아프다
....선배는 아침에 두번이나 했잖아요...
저 연예인 잘생겼지 않아요? (안경쓴 사람을 가리킨다)
(몬생긴 애가 얼평하기) 내취향은 아닌데
(안경....... 입으로 중얼거린다...)
그럼 선배는...저런 사람이 취향일거같다(조금 순하게 생긴 사람을 가리켜본다.,.)
너랑 살고 있는데 (조금 히죽 웃어보여)
그래도. 저 사람 나랑 닮았잖아요. 그런 자신감에 한 말인데..(곰곰)
순하게 생긴 인상인건..좀 맞는것 같다.
흐흠, 제가 저 사람만큼 잘생겼다는거죠?
(손에 다시 머리를 툭 약하게 부딪혀본다)
닮든 말든..상관 없다는거지.
남이니까 ?
........
저..가라아게 기름....있을거같은데......(까먹었다는 듯... 네 입술을 제 소매로 닦아준다..;...)
깬다. (손가락 안아프게 앙 물곤 놔줌..)
아하하 그래도 선배 생각은 잘 알았으니까요.
왜요 그래도 전 선배 귀여운 얼굴이라 좋아해요(어꺠에 머리를 부비곤 잠시 일어난다. 아마 화장실에 갈 셈인지 화장실로 걸음을 옮긴다)
입..입씻고올래요..(?
호다닥.. 입을 씻으러 갑니다.
물을 틀고...입을 닦습니다..
깨끗합니다.
거울이..
없네요?
네 없습니다..
왜 없는지는 이상하지 않습니다. 익숙한 집인걸요?
없다는게 당연하다고 느껴집니다.
새삼 왜 없지? 싶어도 여태 그래왔으니까요.
방에도 딱히 거울은 없었던것 같은데...
(다시 료에게 돌아간다)
선배 저 입술 뽀송해요?
어떻게 보일지 조금 신경쓰이나요?
창 밖을 바라봅니다.
<관찰>판정이 가능합니다.
| Value: | 50/25/10 |
| Rolled: | 22 |
| Result: | Hard |
창문은 반투명한 창문입니다.
비스무리하게 해가 떠있다는 것 정도만 알 정도입니다.
집계약할때.... 어쨌더라...(잠시 곰곰 생각해본다)
곰곰...
딱히 크게 떠오르는건 없습니다.
시간은...6시를 향하고 있습니다.
엇.....(6시를 보고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뜬다)
주전부리를 하고 있었지만 제대로된 식사를 하고 싶은건지 배가 조금 고픈것도 같습니다.
찌뿌둥 하게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보입니다.
(가만히 기지개를 펴는 걸 바라보다 저도 크게 하품하고 기지개를 죽 켜본다.)
쭈르륵, 기지개를 하고 부엌으로 나갑니다.
재료를 이것저것 꺼내던 료가 조금 불안하게 당신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럼 삶는거나 카레 만드는거?
료는...통통통 깨끗히 닦아낸 야채를 작게 잘라 진에게 건냅니다.
...야채 씻은거 맞아요?(불을 켜곤 물이 끓어 적당히 익을때까지 가만 물을 바라본다)
(카레에 호두..)
(네 말을 듣지도 않고 견과류 내에서 호두를 집어 넣는다)
.........
아니 이거 맛있어요
(밥을 떠 달라는 듯 네게 눈짓한다)
진의 이야기에 다 된 전기밥솥을 열었습니다.
순간, ..
두근,
문득 터져 나오는 료의 목소리.
그와 동시에, 진의 심장이 갑자기 강하게 뜁니다.
두근, 두근, 두근…
거센 박동을 잠재우며 료에게 고개를 돌리면,
료는 인상을 찡그린 채 제 손을 붙잡고 있습니다
쇠 부분에 살짝 데인듯 싶습니다.
많이 뜨거워요?
제가 다 완성할테니까! 선배는 가만히 계세요. 알았죠?
(아까 두근거린건 뭐였지? 잠시 멍하니 생각해보며 그릇을 꺼내 밥을 적당히 덜어 담는다.)
(네 숟가락이랑 젓가락도 테이블에 올려두곤 맞은편에 앉는다... 우물..)
행운 판정 해봅시다!
| Value: | 50/25/10 |
| Rolled: | 95 |
| Result: | Fail |
맛은..
썩...
좋은것 같진..
않습니다..
(네 눈치를 슬쩍 본다...)
(슬쩍 네 접시의 카레를 제 쪽으로 옮겨담는다..)
(호두라면 맛없어도 먹을 수 있으니까...)
(맛없는건지 깨작깨작 먹는다...호두만 골라먹는다..)
선배는 몇시에 잤었죠..? 7시인걸 보면 자정에는...
...
숟가락 놔두고 왜 손가락으로(삐질)(제 옷으로 대충 손가락을 닦아준다..)
(숟가락이야)
(?)
어 그래..
야 진짜 맛없다
(뻔뻔;)
;
(4머임? 뺸다) 아냐 오늘만..
이상하게 된거니까...
그래도 호두는 맛있어요. 먹어볼래요? (네 숟가락으로 호두만 떠 내민다)
(맨밥에 걍 물말아먹고 다 먹었는지 싱크대에 넣어둔다.)
......
맛없다고 해도 돼요 선배...
(우울)
(놀린거임 놀리고 냉장고 연다)
좋아요(옆으로 비킨다)
영화 한편 더 보다가 잘련다. dvd있으니까 아무거나 꺼내봐, 음료 가지고 갈게.
(달라붙다 결국 네 고집을 꺾는걸 포기하고는 거실로 가 dvd 목록을 본다.)
tv아래 전시장이 보입니다.
나무 서랍 위에 놓인 유리 전시장입니다. 전시장의 유리문 너머로, 안쪽에 가지런히 정리된 DVD들이 보입니다.
전부 옛날 영화들뿐이군요. 뭐 어떤가요, 고전 영화도 좋으니까요
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 Value: | 50/25/10 |
| Rolled: | 71 |
| Result: | Fail |
어느게..재밌어보이는지 모르겠네요
아무거나 하나 잡아볼까요?
<행운>판정
| Value: | 50/25/10 |
| Rolled: | 84 |
| Result: | Fail |
ㅋㅋ
얌전히 앉아있기나 합시다
곧, 부엌에서 료가 컵 두 잔을 들고 나옵니다.
핫초코 한잔과 이온음료 하나
어떤걸 마실까요?
료는 둘다 상관 없는 표정입니다.
(아직은 남이 해준 음식에 손이 안가는건 좀 어쩔 수 없는게 미안한지 흘끗 바라본다)
선배는 뭐가 좋은거 같아요? 그냥 전 그거 따라볼래.
료는 고민하더니 어느 dvd하나를 꺼냈습니다.
. 오프닝이 시작되는 화면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료가 거실의 불을 끄고...
그새 진의 방에 다녀온건지 이불로 돌돌 말아주어 끌어안았습니다.
영화는 잔잔하게 시작하네요.
아, 영화를 봐야 하는데…
바로 아까 저녁도 먹었고, 차도 따듯하고, 이불은 포근합니다.
소중한 사람은 나란히 앉아 탐사자를 보고 있고요. 평화롭네요.
조금 졸아버려도, 괜찮을 겁니다…
선배... 영화 재밌네요..(눈을 감고는 웅얼거린다)
가물가물한 의식, 료가 그런 진을 보고는 가볍게 어깨를 도닥입니다.
영화 저 끝까지 볼거니까요..(눈을 감은 채 말이 점차 없어진다. 이온음료를 쥔 손에 힘이 빠진다) 음...... 저 자면..깨워야해요..
눈이 감깁니다.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려오고,
멀어지는 의식 속에 어떠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랑해. 이 마음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잊지 않아.
듣기 판정이 가능합니다.
| Value: | 30/15/6 |
| Rolled: | 84 |
| Result: | Fail |
주인공의 대사일까요? 내용이 궁금한데…
그렇지만 몰려드는 졸음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진은 그 목소리를 끝으로 잠에 빠져듭니다.
*
*
잠이 듬뿍 묻은 눈꺼풀 틈으로 보이는 것은,
진의 머리카락을 정돈해주는 손길. 그 얇은 온기는 곧 얼굴로 내려가서…
퍽 조심스럽게 진의 입가를 쓰다듬습니다.
진의 입꼬리를 살짝, 올려보는 행동에는 장난기가 묻어 있겠죠…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
<듣기>판정해주세요
| Value: | 30/15/6 |
| Rolled: | 20 |
| Result: | Success |
작은 입 사이에서 무거운 덩어리를 내뱉는 듯한, 그런 한숨이 쏟아져 나옵니다.
무슨일일까요?
모르겠습니다.
…
영화를 보다가 잠에 들었을 터인데..
이곳은 진의 방입니다.
몸을 내려다보면… 둘둘 만 이불은 그대로네요.
분명 료가… 옮겨놨겠죠.
눈을 떠, 시간을 가늠하기 위해 창문을 바라봅니다.
반투명한 창문 밖은 환하네요.
오늘도 토스트에요..?
(침대 옆으로 발을 디디곤 주방까지 나간다. 오늘은 테이블에서 먹고 싶으니까..)
팬 케이크와 블루베리 잼, 메이플시럽...
료쪽엔 커피와 진의 앞에는 홍차가 놓여있습니다.
한 구석에 매일견과 한봉지가 놓여있습니다.
선배도 견과류 올려줄까요..?
오늘도 밖에 나갈 기분은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는 료를 조금 살펴보면..
어느새 자신의 몫은 한 두입정도만 먹은 채로
노골적으로 턱을 괴고 당신만 바라봅니다.
사랑이 묻어있는 얼굴이지만..
계속 바라볼수록…
어딘가 거슬립니다.
<관찰>판정이 가능합니다
| Value: | 50/25/10 |
| Rolled: | 71 |
| Result: | Fail |
엑,....(포크로 썰던 팬케이크를 떨어트린다.)
뭔가..그냥... 음, 제가 뭐 잘못한거 있나요?
(포크를 주워 싱크대에 넣어둔다.)
( 새 포크 가져다주며) 떨어트리지마, 땅바닥 드럽다.
....음..(끙 앓는 소리를 낸다) 그래서 오늘은 밖? 집?
그럼 오늘은 뭐할래요? 어젠 제가 하고싶은거 했으니 오늘은 선배가 하고싶은거.(저도 턱을 괴고 바라본다)
뭘 할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거실에 피아노 하나가 놓여있었다는걸 떠올립니다.
뚱땅뚱땅 장난질이라도 쳐볼까요?
쫄았나요? (ㅋㅋ)
초반에만 시끄럽지 잔잔한 노래 같습니다(아마도)
이 선배 왜이런담 싶은 생각도 조금 듭니다.
불투명한 창문으로 미처 가리지 못한 햇빛이 타고 흐릅니다.
료는 말하려고 하다가
대답 대신 피아노 위로 올려져 있는 악보에 시선을 줍니다.
(햇빛을 타고 창 밖을 잠시 바라본다. 오늘도 똑같은 경치일까?)
오늘도 똑같은 경치입니다.
저 젓가락 행진곡밖에 못쳐요.
그건 처음듣는 소린데..(말이 나온 김에 초반만 뚱뚱 쳐본다...)
.....아... 이것도 잠깐은.. 칠 줄 알아요. (잠깐 네가 모르는 JPOP을 쳐본다. 물론 그것도 초반만 잠깐이지만.)
(결국 후반부정도에 들어서면 손을 떼곤 가만히 피아노를 바라본다)
다른건 못 쳐요 선배?
악보...역시.. 악보빨이죠?
잔잔하게 피아노소리가 울립니다.
기대어서 풍겨오는 향, 느긋하게 보내는 시간까지도.
기억속 행복한 그날중 하나처럼 따사로히 다가옵니다.
곰곰히..생각해보면..
피아노를 쳐주었던 날을 떠올릴 수 있을까요?
아이디어 판정이 가능합니다.
| Value: | 55/27/11 |
| Rolled: | 26 |
| Result: | Hard |
열심히 떠올려봅니다.
기억이 날랑말랑, 하다가도 금방 지워집니다.
그때 느낀 감정만이 온전히 내게 남아있습니다.
아냐, 계속 쳐주세요.
....이 곡 쳐준 적 있었어요? 아님 제가 피아노 쳐달라고 했던 적이나..(선배는 기억하지 않을까 싶어 물어본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고갤 저었다.) 아니 처음...일걸, 네게 쳐준건.
아냐 피아노..쳐준 적 있었는데요 선배...
보드게임이나 하자.
손가락으로 진열장 하나를 가르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며 부엌으로 나섭니다.
진열장을 살펴볼까요?
(그렇게 말하곤 진열장 쪽으로 발을 옮긴다)
유리 전시장이 올려져 있는 나무 서랍입니다. 밑에 서랍부터 열어볼까요?
낮은 서랍을 열면 상자에 담긴 퍼즐, 보드게임이 서랍 가득 들어 있습니다.
진이 처음 보는 신기한 보드게임도 있고, 얼마 전에 새로 나온 듯한 보드게임들도 있습니다
더 살펴볼까요?
관찰 판정해주세요.
| Value: | 50/25/10 |
| Rolled: | 71 |
| Result: | Fail |
진이는 산만해서 모릅니다
몰겟고 보드겜 잼서보임댜
보드겜을 골라봅니다.
마음에 드는 보드게임을 하나 꺼내볼까요?
진은 깊은 곳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게임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상자를 꺼내보니… ... 어라, 상자가 있던 자리 아래에 부드러운 천으로 된 표지가 보입니다.
밑에있는 천으로 된 표지는 무시하고
보드게임을 살펴볼까요?
(아니)
처음에 살펴본건..천표지 인가요
아니면..보드게임인가요..?
보드게임은...
브루마불입니다..
(다른 게임 꺼내자..)
러브젠가도 있고...
상대방의 카드를 맞추는 식의 카드게임도 있으며
추리게임도 있네요.
예 ㅋㅋ 할리갈리도있어요
선배가 오기전까지
다른걸 살펴볼까요?
흑흑
아까 벨벳으로 둘러쌓인 표지가..
앨범이라는것을 진이는 알아차립니다.
(앨범을 들고 페이지를 넘겨본다)
(조금 놀란 눈을 하다가) ...앨범 볼거야?
첫장을 펼쳐보니…
선배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적 사진이 보입니다.
귀엽네요 선배...
중학교..고등학교를 거쳐 진이와 찍은 사진이 늘어났지만..
어쨰서인지 앨범은 3년전 이후 멈춰있습니다.
<아이디어>판정 가능합니다.
| Value: | 55/27/11 |
| Rolled: | 9 |
| Result: | Extreme |
앨범은 어쩐지 3년 전의 사진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습니다. 같이 바다를 보러 가자고, 버스에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었던 게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바다에서 논 것도 찍을 법 했는데..핸드폰을 바다에 떨어트렸나?
<관찰>판정이 가능합니다
| Value: | 50/25/10 |
| Rolled: | 88 |
| Result: | Fail |
잘몰겟읍니다
(뒷장을 더 넘겨봐도 아무것도 없다는걸 확인하곤 고개를 기울인다)
늘 같이 있는데 사진으로 남길 필요는 없잖아? (말그러미 바라보다가 네 뺨을 살짝 문질렀다)
(뺨을 문지르자 눈을 괜히 깜박거린다)
그럼 지금 한장 찍으면 될 거 같긴한데 한장 찍을래요?(푸스스 웃는다.)
(끌어안은채로 뒤로 폭 누워버려)
그래도, 저희 둘만 보는건데 뭐 어떤가 싶어서. (네 얼굴을 빤히 보다 저도 널 끌어안는다)
지금 시각은 5시를 넘어가고 있네요.
그러더니 료는 아, 소리를 내며 부엌을 정리하러 들어갑니다.
(망연..)
자신이 할테니 거기 있으라는 식으로 손을 휘젓습니다.
조금 망연...히 바라보다가
그렇게 이야기 하던 료는 혼자서 정리할 생각인가봅니다.
도와줄법도 하긴 하지만..
왠지 료의 방이 가고 싶어집니다.
3년동안 몇백 번이고 드나든 방인걸요? 떨어져 있기 싫을땐 같이 끌어안고 잠을 청하기도 했구요.
지저분해서 안된다고 말렸지만…
새삼, 부끄러울 것도 없습니다.
말하고 들어가면 … 분명 말릴테니..
몰래 들어가봅니다.
방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바닥에 깔려있는 부드러운 [러그]입니다.
정면에는 진의 방에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침대] 가 있고,
그 옆에는 [책상]이 있네요. 책상 위는 종이들로 어지럽습니다.
(책상 위에 뭐가 이렇게 많은지 살핀다)
책상 위에는 어지러이 [종이]들이 놓여 있고, [작은 책자]들이 몇 권 있습니다. 만년필과 약도 굴러다니고 있네요.
(종이들을 팔랑팔랑 바라본다..)
안녕, 사랑하는 사람.
오늘도 여전히 이름밖에 모르는 당신을 사랑해.
영원 같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이 감정만은 잊지 않겠지.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 Value: | 50/25/10 |
| Rolled: | 31 |
| Result: | Success |
료의 필체로 적혀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진한테 보내는 시일까요, 괜히 간지러운 기분이 들어 진은 종이를 내려놓았습니다.
3년 전은 물론이고 최근 들어서도 료가 이런 시에 관심을 가진 것은 본 적 없지만…
이런 시라면 진에게 비밀로 했을 것도 같습니다. 얼굴이 뜨거운 것 같네요.
같이 놓인 작은 책자들은 시집인가 봅니다.
자료조사 판정이 가능합니다.
| Value: | 20/10/4 |
| Rolled: | 4 |
| Result: | Extreme |
작은 책자들 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시집입니다. 옅은 분홍색 바탕에 은빛 편지봉투가 가득 그려진 표지.
…그렇지만 그것보다 눈에 밟히는 것이 있지 않나요?
그래요. 료가 쓴 겁니다. 명백히 료의 이름입니다.
선배, 흔한 이름이지요, 하지만
… …
료가 시를 쓰기도 했던가요? 글쎄요. 적어도 진은 알지 못했던 사실입니다.
같이 산 이후로,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 하는 것도 자주 보지 못했는데요.
글쎄요?
미미한 푸른색이 맴도는 회색의 표지입니다.
책을 펼쳐보려고 하자...
료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가라앉은 목소리던가요, 조금 다급했는지도 모릅니다.
흠칫 놀라 시집을 내려놓고 고개를 돌리면, 어쩐지 울 것 같은 얼굴을 한 료가 문가에 서있습니다.
응? 아아니, 저...그냥 러그를 보고있었는데요........
그렇게 말하는 료의 목소리가 쓸쓸합니다.
같이 있음에도, 외로이 서있는 듯한 음성입니다.
료는 당신의 손을 잡아 방 밖으로 이끕니다.
끌려나가는 그때, 진은 이질적인 것을 발견합니다.
3년 동안 이 집에 살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요. 료의 방 안에는, 거실로 향하는 문 외에도 하나의 문이 더 있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대체 왜? 왜 여태껏 몰랐을까요?
진의 시선이 그 문에 고정되어 있음에도 료는 꿋꿋이 당신의 손을 잡아 이끕니다.
진은 멍하니, 그 손에 이끌려 방을 나왔습니다.
료는 진의 손을 이끌고 부엌을 그저 지나칩니다. 지나가면서 언 뜻 본 식탁에는 두 사람분의 화채가 놓여있습니다.
… 료를 살펴볼까요?
(흘끔 너를 살피며 눈치본다..)
진을 잡아 이끄는 그 손이 잘게 떨고 있음을 눈치챕니다.
료가 진의 방 앞에서야 자신의 발걸음을 멈춥니다.
그리 이야기한 료는 진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도망치듯, 자신의 방으로 가버렸습니다.
문이 닫히고, 잠겨오는 소리까지 들립니다.
선배 화났어요..?
미안해요...그냥 보려던건 아닌데... 정말 청소해주려고 그랬어서..
선배 ? (혹시 네가 우는게 아닌지 방 문에 귀를 기울여 들어본다)
| Value: | 30/15/6 |
| Rolled: | 12 |
| Result: | Hard |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한참 지나서야 네 방으로 가. 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옵니다.
앨범을 안고 들어갑니다.
시간은... 어느덧 8시가 다되어갑니다.
테이블에 화채가 올려져 있습니다.
같이 먹으려고 만들어둔 것 같네요.
미나모토는 적당히 료가 먹을만한 것을 만들어두었습니다.
방에 들어가서 잠을 청할까요?
(잠시 네 방문 쪽을 흘끔 바라보다 핸드폰을 쥐고 거실을 배경으로 저 혼자 사진을 찍어둔다)
(그러고 나서는 현관을 통해 밖으로 나가보자..)
행운 롤 굴려주세요.
| Value: | 50/25/10 |
| Rolled: | 95 |
| Result: | Fail |
철컥, 문에 무언가 걸린 소리가 납니다.
왜 열리지 않는걸까요?
안에..서 잠근..건 아닌데..
(거실로 가 창문을 열어 밖을 살핀다)
창문은 틈이 없습니다.
열고 닫을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네요.
원래 이런 곳이던가요?
이상하다..음.....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자기 방에 뭐가 있는지는 못볼까나..?)
료와 구조는 똑같습니다.
반항인가요?
문을 잠궜습니다.
잠들기 직전,
료의 방 안에 다른 방이 떠오릅니다.
원래 있었던걸까, 허나 그게 갑자기 생겨났을거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방 안의 다른 문은 무엇이었을까. 왜 진은, 3년간을 함께 살면서 그조차도 몰랐을까요.
...
울 것만 같던 료의 표정도 마음에 걸립니다.
그래요.
기억과는 달리 료는 어제부터 계속, 어딘가 슬픈 듯한 얼굴로 진을 봅니다.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길래?
진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인 걸까요?
복잡한 심정으로, 서서히 잠에 빠져듭니다.
...
...
…아, 아침인가요. 반투명한 창문을 통과한 흐린 햇살이 내려앉습니다.
새벽 즈음일까요, 막 해가 뜨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제 의도치 않게 일찍 자서 그런지, 몸이 무겁긴 하지만 더 자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습니다.
밖엔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현관문이 열립니다.
이대로 가출해버릴까요?
어떻게 확인하게요?
진은 이런쪽으로 지식이 있나요?
아파트이며 복도형식이 아니라 층마다 두개씩 있는 아파트 형식이라 창문이 보이지 않습니다.
문만 덜렁 보이네요.
진은 집으로 다시 들어옵니다.. 집은 살짝 어둡고, 고요합니다. 부엌은… 역시 료는 없네요.
아직 자고 있는 걸까요?
손도 안댔습니다.
방문을 살짝 열자..
그대로 문이 열립니다.
…어라? 어제는 그렇게 굳건히 닫혀있던 문이 살짝 열려 있네요.
그 틈으로 보이는 것은…
책상에 엎드려 새우잠을 자고 있는 료입니다.
진은 소리 없이 문을 열고, 조용히 료의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밖에서 봤을 땐 몰랐는데, 책상 위에 널린 편지지는 어제보다 더 늘어났습니다.
료가 잠결에 뒤척이는 바람에 바닥에도 몇 장 떨어진 것 같아요.
밤새 편지라도 썼던 걸까요.
진, 미안해. 미안해. 진, 너를 사랑해서 그랬어. 네가 보고 싶어서 그랬어. 미안해. 거짓말쟁이라서 미안해. 용서해줘.
온통 엉망진창인 필체입니다.
문은 닫혀있습니다.
료를 살펴볼까요?
팔을 베고 잠들어 있습니다.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옵니다. 지쳐서 잠든걸까요? 조금 살펴볼까요?
모습을 보아하니 지쳐서 잠든 것 같습니다. 뺨에 어렴풋, 눈물 자국이 찍혀있네요. 눈가도 평소보다 붉어 부어올랐습니다.
:
이렇게 불편하게 자면 안 될 텐데.
료를 깨우기 위해 어깨에 손을 올리려는 그 순간,
진은 료의 손에 무언가 쥐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주먹 쥔 손, 그 바깥으로 보이는 건 작은 태그. 반듯한 글씨로 '서재'라고 적혀 있습니다. 아마, 방에 있는 저 다른 문이 향하는 곳일 겁니다. 료의 손안에 있을 것은 분명 열쇠겠지요.
...
진실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은밀행동 >판정
| Value: | 20/10/4 |
| Rolled: | 14 |
| Result: | Success |
조심스럽게 꺼내는 것에 성공합니다.
어렴풋, 미안...
그런 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합니다.
진은 굳게 닫힌 문고리에 열쇠를 끼웁니다.
찰칵, 잠금쇠가 풀리는 소리가 의식 속에 선명히 울립니다
료가 깰 정도로 큰 소리는 아닙니다
진은 조심스레 서재 안에 들어와,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면 보이는 것은…
…온 벽을 가득 채운 책장. 책장을 메운 것은 다름 아닌 편지입니다.
하루 이틀, 한 달, 혹은 한 해. 그렇게 명확하게, 기간으로 치환할 수 있는 양이 아닙니다.
문득 숨이 턱 막혀올 정도의 편지입니다. 하나의 방을, 오로지 편지만이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진, 이성 체크
| Value: | 50/25/10 |
| Rolled: | 55 |
| Result: | Fail |
1d6롤 굴려주세요
rolling 1d6
()
3
3
이성-3
편지를 살펴볼까요?
구석의 편지일수록 색이 가득 바래서,
오랜 기간이 지났음이 명백히 드러납니다.
MM월, DD일.
안녕, 진
이렇게 갑자기 편지를 보내면 어색할까? 나야, 료.. 네 선배.
우리가 무슨 사이였는지 기억이 안 나서 뭐라고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 /e 당황스럽다면 미안.
어떤 말부터 해야 할까…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있어. 퇴원까지는 꽤 걸릴 거라네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는데 네 이름만 기억하고 있어서.
기억나는 게 미나모토 진... ...그 다섯글자... 네 이름밖에 없어서 네게 편지를 써.
연도를 확인하면, 3년 전의 날짜입니다.
MM월, DD일.
: /e 안녕 진, 나야
/e 퇴원은 아직이야. 너무 자주 편지를 쓰나 싶지만, 병원에서는 할 게 없으니까… 그리고 낯간지럽지만 보고싶기도 하고.
퇴원은 아직이야. 너무 자주 편지를 쓰나 싶지만, 병원에서는 할 게 없으니까… 그리고 낯간지럽지만 보고싶기도 하고.
지금보다 가끔 보내는 게 좋으면 답장에 그렇게 써줘. 앞으로는 그렇게 할 테니까. 너무 귀찮은거지? 나같아도 그럴테니까... ...
…아, 맞다. 사실 지금까지 비밀로 했던 게 있는데. 기억하고 있는 건 네 이름 외에 하나 더 있어.
너를 좋아하고 있다는거... 이 마음도 잊어버리지 않았어.
최근의 편지인진 모르겠으나, 수많은 편지 중 하나를 들어보입니다.
MM월, DD일.
진, 잘 지내고 있어?
어제도 편지를 했는데 안부 인사를 하면 좀 이상한가?
오늘 낮에 막 퇴원했어. 그렇지만 여전히 기억은 없어. 뭐가 괜찮다고 하는건지 ...
뭐 그래도... 달리 말하면, 네가 지금 내 세상의 전부인 거니까. 너 밖에 없는거니까.
너를 사랑하는 마음, 너를 소중히 여기는 감정. 그리고 네 이름. 이게 내 전부니까.
계속 편지를 보내는 것쯤은 허락해줄 거지?
계속, 쭉 읽어볼까요?
또 다른 편지입니다. 계속 계속 읽어내기로 합니다.
MM월, DD일.
진, 집 근처에 꽃이 예쁘게 피었어. 같이 보고 싶을 정도로 예쁘더라.
너는 꽃을 좋아했을까? 미안해. 이렇게 사소한 것도 기억하지 못해서. ...
답장에 적어주면,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을게. 한 문장이라도 좋아.
부탁이야.
MM월, DD일.
꽃이 졌어, 그렇지만 괜찮아. 내년이면 다시 필 테니까.
꽃이 다시 필 때는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의 꽃은, 여기에 몇 송이 보낼게.
오늘도 사랑해, 미나모토 진
여전히 사랑하고 있어.
편지 봉투 안에는 바짝 마른 벚꽃이 몇 송이 들어있습니다.
너무 오래된 탓에 대부분 바스라져서,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꽃송이입니다.
…편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더, 더 읽어내기로 합니다.
MM월, DD일.
안녕, 진..
오늘은 방을 정리하다가 사진을 발견했어.
나랑, 누군가랑 찍은 사진이야. 그런데 내가 너무 행복해 보여서….
이만큼 행복할 수 있는 사람. 생각나는 건 너밖에 없는데, 너인지 확신할 수가 없어.
네 이름, 사랑하는 마음. 이것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조금 아쉽네
또 편지할게. 괜찮으면 답장해줘.
MM월, DD일.
진, 날씨가 덥지. 곧 가을이니까 선선해질 거야. 난 더운건 못참겠더라, 가을이 왔으면 좋겠네.
아. 해바라기가 예쁘다더라. 꽃보다는 네가 더 예쁠 텐데, 해바라기는 왠지 정감이 가서.
…
보고 싶어.
만나고 싶어.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
미안해.
답장만이라도 받고 싶어.
태양이 뜨지 않는 해바라기는 너무 쓸쓸한 말이잖아.
MM월, DD일.
안녕,진 즐거운 하루 보내고 있어?
계속 편지를 쓰다 보면, 언젠가는 닿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러니까 당장은 답장하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괜찮을 때, 그때 답장해준다면.. 기쁠 것 같네.
너무 무작정 편지를 보내는 것도 같아서, 걱정되기도 하는데, 이해해줄거지?
오늘도, 여전히 사랑해.
...
MM월, DD일.
근처로 이사 가기로 했어,
새로운 집이니까 가구도 전부 바꾸기로 했어. 새 마음가짐으로.
그래서 지금 가구를 찾고는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
너에 대해 기억하는건 이름뿐이라서. 네 생김새를 알고 있다면 고민 없이 정할 수 있을 텐데.
같이 살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런 것 정도는 함께 고르면 행복할 거야.
추천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답장에 적어줘.
문득 이질감을 느낍니다. 편지봉투를 살펴보면
편지가 적힌 연도는 언제인가요?
작년?
올해?
다음해 입니다.
다음 해에요, 미나모토.
<이성>체크합니다.
| Value: | 47/23/9 |
| Rolled: | 43 |
| Result: | Success |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미래에서 온 편지인가요?
그렇게 생각하나요?
그럴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상한 것은 당신의 기억이잖아요.
자신을 한없이 바라보는 료,
어딘가 모르게 이질감이 느껴지는 표정.
...
3년 내내 이 방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건 어땠나요?
왜 료가 나가고 싶지 않아했나요?
것 뿐만 아니라, 창문조차 밖을 볼 수 없게 한건 왜인가요?
아직 편지는 한참 남아있습니다.
밖으로 나가봅니다.
여전히 료는 잠든 채 입니다.
료의 얼굴을 살펴보면..
문득, 아.
3년이라는 세월이 아닌
더 한 세월을 살아온 사람의 얼굴임을 깨닫습니다.
조금 더 어른스러워졌나요?
...
...
피곤한걸까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를 깨워서 무얼하려고요?
올려두었습니다.
MM월, DD일.
안녕, 진... 오늘도 눈이 가득 내렸어.
너는 눈을 닮았을까? 추위를 많이 탈까? 알고 싶은 게 많은데, 무엇 하나 알 수 있는 게 없네.
보고 싶어. 이 눈이 다 녹아버린 후라도 좋으니까, 언젠가 답장해줘.
계속 기다리고 있을게.
MM월, DD일.
날이 덥지.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 여름 감기는 독하니까.
여름이니까 바다라도 보러 갈까 생각했는데 역시 그만두기로 했어.
기억을 잃은 게 바다를 보러 가다가 난 사고의 후유증이라고 들었거든.
그런 말을 들으면 괜히 불길해지니까.
그래도 너와 바다를 보러 갈 수 있다면 기쁠 거야.
그러니까 바다는 그때까지 미뤄둘게. 불길하지 않은, 행복한 기억으로 만들어줘 너라면, … 너라면 가능할테니까.
MM월, DD일.
안녕, 오늘도 여전히 좋아하고 있어.
사실 이걸로 2500통을 넘었어. 거의 7년이 가깝게 지났으니까…
편지를 그냥 쌓아두기도 좀 그래서 창고로 쓰던 방에 정리하기로 했어.
이렇게 보내는 동안 답장도 하나 안 해주고 말이야.
너무 이기적인거 아냐?
그래도 사랑해, 내 세상의 전부.
내일도 편지할게.
...
...
MM월, DD일.
전부 기억났어
기억났다고 미나모토 진.
…
8년 전에 너는 죽었어
그 사고에서 나를 감싸고 죽었어
너는 이 세상에 없어
마지막 편지였습니다.
진, 이성 체크 해주세요
| Value: | 47/23/9 |
| Rolled: | 27 |
| Result: | Success |
이성 -1
…마지막 편지는 그렇게 끝났습니다. 편지가 쓰인 연도는,
.. … 지금부터 5년후의 미래.
머리가 멍합니다. 료는 편지에 적힌 연도로 따지면, 8년을 진에게 편지를 써왔던 것 같습니다.
당신은 무엇인가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서재에는, 책장으로 덮이지 않은 유일한 부분에 문이 있습니다.
욕실이겠군요,
어쩌면 조금 홀린듯..
그렇게 문을 엽니다.
그 안에 보이는건, 욕조와, 세면대, 거울..
고갤 들어 보이는건..
비치는건 " 나 "
아니, 내가 맞나요?
분명 나의 얼굴입니다만...
… ... 괴리감이 몰려듭니다. 왜 여태껏, 이 집에서 거울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것에 대한 이유를 몰랐을까요?
달리 표현하자면, 진은 이틀 전 눈을 뜬 이후로 자기 자신을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습니다.
당신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습니까.
웃고 있나요?
그렇지 않으면 인상을 쓰고 있습니까?
방금 전 마주한 충격적인 편지 때문에 멍한 표정인가요?
거울을 통해 보고 있지 않습니까.
당신은 아무런 표정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습니다. 당신의 얼굴은 조금도 찡그려지지 않아요.
그 어떠한 표현도 할 수 없는 양,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냉랭하게 보일 정도로, 차가운 표정입니다.
눈동자에 담긴 것은 없습니다. 그저 인형 같은 얼굴입니다.
나는, 사람인가요?
나는, 미나모토 진이 맞나요?
이성체크 합니다.
| Value: | 46/23/9 |
| Rolled: | 11 |
| Result: | Hard |
이성 -1
거울을 마주한 내가.
웃거나, 찡그리거나..
울거나, 어떤 표정을 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음을 알아차립니다.
나는 이리도 혼란스러운데.,
표정은 인형같고
스로의 생각과, 시야에 담기는 진실의 괴리가 지나치게 선명합니다.
문득, 여태 이렇게 아무런 표정도 없이 료와 마주했음을 깨닫습니다.
그제야 얼굴을 관찰하듯 바라보던 료의 행동이 이해갑니다.
그래요
당신 스스로 조차도, 거울 너머 당신에게서 감정을 읽어낼 수 없었습니다.
어떠한 생각도 읽어낼 수가 없습니다.
그저 인간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뿐입니다.
...인간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오로지 표정만이 그렇습니까?
깨닫습니다.
자신은 맥박이 없습니다.
피부의 혈색은, 그저 그런 색깔을 띤 덩어리였을 뿐입니다.
그 아래에 흐르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근육, 살, 피, 뼈…
그런 흔한 것이 당신에게는 조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아니니까요.
인간이 아닌 것이, 인간을 구성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 아니겠습니까.
두근, 두근…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어색하게 느껴지는 박동입니다.
이 심장만큼은 가짜가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깨닫습니다.
딱 하나 존재하는 인간의 부분입니다.
< 아이디어 > 판정 가능합니다.
| Value: | 55/27/11 |
| Rolled: | 26 |
| Result: | Hard |
미나모토 진이 죽었다는 내용의 편지, 그리고 인간이 아닌 것 같은 자기 자신. 료가 자신을 만나기 위해 무언가를 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합니다.
욕실에서 나왔습니다.
심장이 이상하게 빨리 뜁니다.
온몸에서 심장만이 박동하는 감각은, 생각지도 못한 이질감을 가져옵니다.
서재 문 앞에 선 료가 그 이름을 부릅니다.
흠칫
고개를 들어 료를 바라보았지만,
당신은 료가 부른 것이 자신인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야, 이상한 몸이 되어버렸잖아요
료가 부른 진은 당신인가요?
당신은 그저 진의 기억을 가졌을 뿐이 아니던가요.
자기 스스로를 미나모토 진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까, 당신?
...선배한테서 직접 진실을 듣고싶어서, 중간에 깨웠지만...
일어나질 않으셔서.
원래 진이라면요 선배, 무슨일이 있어도 선배를 깨웠을거에요.
일부로 안일어났어.
내 입으로 네가 죽었단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으니까.
현실을 직시하셨어야했어요.
... 그래, 3년전, 아니... 정확히 8년전, ...같이 바다로 가기로 했어, 그때 네가 날 감싸고 죽었지, 동시에 난 네 이름만 기억하고 모든걸 잃어버렸어, 말이돼? 이제야.. 이제야..행복해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꼴이 나고도, 나는 너와 살아남았잖아. (우는지 웃는지 모르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렇게 한순간에 모든걸 잃고, 그 사실을 알아차리기 까지 8년이야, 미나모토 진..
네가 세상에 떠났다는 기억이 돌아왔을때, 나는 ...
버틸 수가 없었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 오로지 내 세상이라 여겼던게 사실은 없었더라면, 해가 없는데 있을거라 믿은 해바라기는. ...
내가..제대로 해내지 못해서..
... 미안해.
세상이 없어져? 그럼 다시 새 세상을 찾아요.
해가 없으면 별과 달이라도 보고 살아가란말야.
진짜 내가 당신이 그러기를 바랬을거 같아요?
천국에서 너무 비통해서, 너무 억울해서, 너무 안쓰러워서.....
죽었는데도 죽고싶다고 생각할거야.
3000통에 가까운 편지, 당신의 이름과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
오로지 그것만으로 료는 이 편지들을 써왔습니다.
다른 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도, 당신이 좋아서.
그 감정 말고는 아무것도 없음에도,
오로지
그 마음만을 유일한 버팀목으로 삼아, 료는 사랑해왔습니다.
...미나모토 진을요.
의미가 없다고 해도, 계속... 편지를 썼어.
그래서, ...
미안해, 자기 만족일 뿐이더라도...
어쩐지 료는 당신에게 사과를 해옵니다.
왤까요, 사과를 받을 일은…
그렇게 생각하며 료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는 한참을 망설인 끝에 입을 엽니다.
미안해, 편지를 쓸만한 상태가 아니었어. 모든 게 기억났어. 전부 기억해버렸어.
내가 사랑했던 너에 대한 모든 것. 네가 나를, 감싸서, 내가 혼자 남은 것까지.
그리고 내가 너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것도.
당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서재에 울리는 것은 당신의 목소리입니다.
진의 목소리입니다.
료는 쓰게 웃습니다.
울 것 같은 얼굴로. 다시 입을 엽니다.
8년 전의 기억은 너무 흐려. 네가 보고 싶어. 네가 너무 그리워.
목소리가 듣고 싶어. 함께 하고 싶어. 옆에 있어줘.
...
당신의 목소리를 끝으로, 서재는 정적이 흐릅니다.
이어서, 눈물이 터지는 료의 입술 사이로는 사과만 끝없이 흐릅니다.
미안해, 미안해..
그렇지만, 답장을 해줬으면 좋겠었어..
그게 없으면 당장 나도 죽을 것 같았어.
목소리가 당신의 온 신경을 휘감습니다.
기억이 돌아온 직후의 료가, 진에게 썼던 편지였을 겁니다.
그래요. 3년간의 기억을 넣은 것도 료이므로, 편지의 내용을 들었을 때 무의식적으로 말을 뱉게 하는 것쯤은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제멋대로라서 미안하다고, 자기만족일 뿐이라고. 이제야 료의 그 말이 이해가 갑니다.
…그렇지만 이건 당신의 답장인가요?
료가 바라왔던 답장이었을 것은 틀림없습니다.
자신의 기억 속 진이 보내주기를, 8년 동안 바라왔던 답장일 겁니다.
그러나 그뿐입니다
이것은 당신의 답장이 아니에요
당신은, 료가 그토록 기다려온 미나모토 진 입니까? 그렇다고 생각하나요?
....
그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이런 그를 두고 집을 떠나갈수도 있으며.
그의 곁에 남아줄 수도 있지만
미나모토 진도, 그 무엇도 아닌 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을 수 있습니다.
그는 당신의 선택을 존중할겁니다.
당신의 대답에 따라 난 선택할거에요.
질문은 3개밖에 없어요 선배.
첫번째는 정말, 당신의 세계엔 미나모토 진이 전부인가요?
가족도, 친구도, 다른 여러 사람도 있을거야. 혹은 미나모토 진이 남기고 간 다른 사람들도 될 수 있겠네요.
선배의 가족은? 친구는 어디있어요? (괜찮다며 어르는 어조로 네 등을 토닥여준다)
내게 선택권을 주지마, 준다고 해도 싫어..그냥..
' 너 '가 하고싶은 걸 해.
내가 하고싶은거에요 이건.
내 선택권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거라구요
선배의 세계엔 미나모토 진이 전부냐고 물었어요.
대답해요.
그럼 나는 누구를 닮았어요?나를 볼 때 생각 나는 사람이 누구에요?
같은 모습인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것'인가.....(조금 쓰게 웃는다)
미나모토 진이 아냐 나는.....
그렇다고 해도 나를 미나모토 진으로 볼 수 있어?
안녕, 다시는...
만나지말자. 내 사랑했던 선배.
이게 내 선택이야.
그는 더이상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고갤 돌리고.
아마도.
잘가.
하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그를, 떠나갈까요?
(그대로 복도를 걸어서, 엘리베이터를 잡는다.)
멀어집니다.
엘레베이터가 도착하고.
밖으로 나가기로 합니다.
이별을 고하기 위해서요.
집 밖의 거리는
당신이 기억과는 생경한 풍경입니다.
기억대로 남아있는 건물은 거의 없어요.
거리는 대략적인 모습만을 유지할뿐.
자신이 모르는 거리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8년이라는 시간 중 오로지 3년만의 기억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이 납니다.
진은 5년전에 머물러 있는겁니다.
세상은 모두 자신의 시간을 따라 흘러가는데.
당신만 툭, 끊어진 시간선에서 고여있는겁니다.
인간과 같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 몸이.
당신이 흐르는 것을 허용할까요?
글쎄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당신은 걸음을 딛습니다.
문득,
무언가 멎는 기분이 듭니다.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던 것이,
툭. 하며 끊어지는 듯한 기분이..
마치 전원이 내려가듯이
너무나도 간단히 바스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무엇이>
무엇이?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당신의 몸에 대한 제어권을 잃은 듯, 혹은 이 몸이 완전히 인형처럼 되어버린 듯. 눈 하나 깜박일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채로 ...
...
무슨 일일까요?
이 몸에 무슨 부작용 같은 거라도 있나요?
혼란스러운 의식에 료가 떠오릅니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료가 필요합니다. 혹시 자신을 뒤쫓지 않았을까?
도와주러 오지 않을까?
어떤가요
...
시간이 흐르고
그 누구도 이 길을 지나가지 않는 다는 것 또한 떠오릅니다.
료가 아닌 그 누구도.
...
그리고 문득, 료가 오지 않는게 아니라,
올 수 없다는 것 까지 생각이 닿습니다.
지금, 고요히 당신의 몸 안에 나뒹구는 것이 있잖아요.
당신은,
어렴풋 알고있었잖아요.
그럼에도 그대로 들고 나가버린다니.
너무 도둑놈 심보 아닌가요?
언제나 그 안에 잔잔히 박동하던것.
당신을 구성하는 것 중 유일하게 인간의 것이였던 것.
그것은 누구의 심장이였습니까.
당신과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고 싶어서.
당신이 없는 세상은 너무도 쓸쓸해서.
당신을 완성하기 위해 료는 자신의 심장을 넣었습니다.
당신을 홀로 떠나 보냈을 때, 운명이 같지 않음을 몇번이고 후회해서..
그 위태로운 마음은,
당신이 이별을 고함으로써 끊어졌습니다.
바스라졌습니다.
자신의 모든 시간과 마음을 바쳐 사랑하고자 했던 해바라기는
졌습니다.
태양을 등 진 채로,
당신을 또 다시 떠나보내고서.
당신은 다시 꽃 피지 않을 이 세계에서.
그저 의식만을 이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
새까만 밤이, 태양을 뒤덮습니다.
ED1. 극야, 외로이 시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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